사쿠라바 가즈키 - <청년을 위한 독서클럽>, 유쾌한 '여'학원 이야기
서재/감상 2012/01/20 17:34#2012-05
(고식을 제외한) 사쿠라바 가즈키의 소설로 벌써 3번째. 사쿠라바 가즈키의 <청년을 위한 독서클럽>입니다. 제목부터 왠지 무거운 내용은 아닐거같다.. 라고 생각하고 읽기 시작한 책이긴 한데 생각보다 더 가벼웠던 이야기였네요. 사실은 청년을 위한 독서클럽이니까 당연히 남학교나 공학일거라고 생각했는데.. 배경이 성 마리아나 여학원이라니..orz 비중있게 다뤄지는 남자 캐릭터는 미셸 한 명 뿐일지도 모르겠는 그런 오묘 기묘한 책입니다. 사실 책 앞부분에 학원 연혁이라는게 있는데 거기에 2020년 남녀공학 추진 뭐 그런 내용이 있어서 "아! 그럼 배경은 2020년 쯤에 여학교가 남녀공학으로 바뀌면서 생기는 뭐 그런..."이라고 지레짐작하고 들어갔는데 그런 예상은..
초전박살났죠 뭐.
이야기는 그 기묘한 독서클럽의 '독서클럽지'에 기록된 내용이다, 라는 설정으로 진행됩니다. 그러니까 <청년을 위한 독서클럽>의 내용은 그 독서클럽지 중 몇 개를 발췌한 것, 이라는 내용이 되겠죠. 마지막에 묘사되는 내용을 보면 독서클럽지의 분량이 상당히 되는 것 같고, 애초에 독서클럽지를 구출해온 시점에서 성마리아나 여학원 전통이 100년을 찍게 되니까.. 우선은 발췌다, 라고 생각하는게 맞을 것 같습니다. 물론 아무런 상관도 없는 이야기지만.
책에 아주 미쳐있음, 이라고 말할 수 있는 정도는 아니지만 역시 책을 좋아하기 때문에 독서클럽이라고 한다면 책과 관련깊은 무언가가 아닐까 했는데 의외로 책이나 그런 쪽과는 거리가 좀 멀었습니다. 아, 물론 문학 내용으로 락을 한다거나, 괴도가 된다거나(...) 하는 내용들이 섞여있긴 하지만요.
우선 간단히 설명하자면 단편집.. 이라고 해도 좋고 옴니버스라고 해도 좋은 이야기가 되겠습니다. 그러면서도 버릴 이야기가 하나도 없죠. 그동안 작가가 <사탕과자~>나 <소녀에게는~>에서 보여준 특유의 긴장감, 오묘하고 찝찝한 느낌(마치 은회색 안개로 가려진 이야기를 보는 느낌? 이라고나 할까..)이 전무합니다. 사실 두 소설을 궤뚫고 있었던 소녀들의 성장통이라는 주제에서 완전히 벗어나있고, 어둡다라고 할만한 소재의 개입이 전혀 없기 때문에 두 소설같은 이야기라고 할 수는 없지만 이야기 하나 하나는 굉장히 매력적입니다.
설정구멍이라고 해야할까, 특히 마지막 이야기에서는 왜 그런 유행이 불고 있는데 학교 측(수녀님들? 이라고 해야하는건가요?)에서는 아무런 개입도 하지 않는가라는 사실이나, 도와 특유의 체형으로 가능했던 속임수를 과연 연극에서 어떻게 연출했는가같은 부분은 의문점으로 남습니다. 나참, 이렇게 밝은 이야기, 유쾌한 이야기를 읽고 이런 이야기나 하고 있다니, 저도 꽤 삐뚤어졌는지도 몰라요. 하지만 이 세상엔 자기가 작가면서 "어떤 해피엔딩의 소설이라도 그것은 어쩌면 인쇄 미스로 ‘이렇다는 것은 거짓말이며 전부 죽었습니다.’ 하는 최후의 한 줄이 빠진 것일지도 모릅니다."라는 마인드를 가지고 있는 사람도 있으니 괜찮은 거겠죠? (괜찮긴 어디가?)
사실 병적이다 싶을 정도로 어두운 분위기를 이끌어나갔던 전작과는 상반되는 작품이라서 조금 당황스럽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그런 어두운 작품에서도, 이런 밝은 작품에서도 확실히 소설을 재미있게 끌고 나가는 능력은 있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이제 내 남자와 아카쿠치바 전설 이렇게 2권의 책이 남았네요. 일본에서는 출판되었지만 우리나라에는 번역/출판되고 있지 않는 소설들도, 언젠가 기회가 닿는다면(그게 번역 출판이든 제가 일본어를 배워서든;;) 꼭 읽어보고 싶습니다. 이 작가다! 싶어서 한 작가 책을 있는대로 가져다 읽는 것도 왠지 와타야 리사 이후로는 처음인 것 같네요. 그러고보니 자꾸 와타야 리사 이야기가 나오는데, 정말로 신작 우리나라에는 안나오나요? 진짜? 그러기에요?(...)
다른 분들의 리뷰를 읽어보니 의외로 '어둡다'라는 평가를 하신 분들도 눈에 보이긴 하는데.. 다 읽고 딱 느낀 바로는 어둡다보는 역시 밝다, 였네요. 하긴, 학원 안에서 변두리로 내몰린 사람들의 모임이 독서클럽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니, 그 쪽에 핀트를 맞춘다면 어둡다, 라고 할 수 있는 것일지도.
아, 그리고 이 책의 또다른 별미는 말로 설명하기 어려운 성 마리아나 여학원 학생들의 심리 묘사입니다. 정말로 읽다보면 "...으아?!" 이런 느낌이거든요.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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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반적인 내용은 '제목답게 약간의 4차원이다'. 정도면 될것 같네요 ~_~b...
음... 저도 이 덧글의 의미를 말씀드리자면 오랜만에 나 들렀다! 정도의 덧글입니.. [으아니]
그나저나, 역시 비판적 읽기에 능통하신것 같습니다. 읽으면서 설정을 의심하다니, 역시 책 많이 읽으신 분은 달라요 ㅋㅅㅋ...
아, 이 사람 뭔가 덧글에 귀찮음이 묻어난다
그럴 리가!
저는 이 책은 읽어보지 않았으니 책보다 사쿠라바 카즈키란 작가의 예전 책을 주르륵 3권이나 읽으셨다는 게 더 눈에 들어오네요. 많은 사람들에게 고식으로 기억되지만 당사자는 나오키 상을 수상한 뒤에 고식을 흑역사 취급하기 때문에 그쪽 색채를 많이 지웠고 고식은 더 이상 안 나오고 있다던가요. ^^;; 나오키상 탄 이후 소설의 분위기가 많이 바뀌었기 때문에... 제가 아는 정보대로라면 20대 중후반 이후에 읽기를 권합니다. 분위기도 그렇고, 심리묘사 수준도 그렇고 사람들 많~~이 만나보고 나서 읽어야 재밌게 읽을 것 같았거든요.
덧) 링크로 적으신 모든 것의 래디칼...의 그 내용, 우리나라 라노베 미얄의 정장 6권이 갑자기 생각나네요. 막상 그런 엔딩을 겪으면 읽고 나서 기분 꽤 xx해집니다. (...)
어.. 20대 중후반 되서 읽는게 낫나요? 그렇지만 이미 세 권째 절반 정도 읽어버렸는걸요(...)
GOSICK 일본에서 완결되었습니다... NT에서도 라이센스 끝내놓은 거 같던데요.
고식이 더 안나오는 이유는 예전 출판사가 망해서 그런거지, 작가가 라이트노벨 작업을 안하는것은 아닙니다. 다만, 이 작가 스타일에 라이트노벨이 어중간하게 어울리지 않는다는건 사실인거 같아요. 그 짧은 틀에 묶어두기에는 작가가 갖는 인간상이 워낙 뚜렷해 보이는지라(....). 다만, 내 남자 같은 경우는 그 분위기가 이전 작품하고 심히 차이가 나기는 해요. 무엇이 '나쁜 것'인지 확실히 구분 가능한 이전 작품과는 다르게, 내남자는 그딴게 없거든요. 어쨌건 내남자 강추.
이 책도 그렇고 아카쿠치바 전설도 그렇고, 지금으로서는 다소 미뤄놓은 책이군요. 지금 읽던 책이나 마저 읽고 돈 생기는대로 사야겠어요..ㅎㅎ
엥, 근데 출판사 망했나요? 헐..
출판사가 망했다니, 사실은 좀 달라요.
초반에 GOSICK(본편 6, S3)이 나온 레이블인 '후지미 미스테리 문고'가 없어진 것은 사실입니다만,
이후 일반서 레이블인 카도카와 문고에서 일러스트 없는 버전으로 복간되었고, 본편 7권, 8권 상하, S4를 내놓고 완결했습니다.
일러스트 있는 버전도 카도카와 빈즈 문고에서 복간했고요.
NT에서도 올해 1월에 일러스트 없는 버전인 7권 내놓았던데요.
후지미서방도, 전격문고도, 스니커 문고도 전부 카도카와 그룹 산하라서.. 한 쪽이 망해도 어차피 어느 한 쪽에 흡수가;;
나오키상 수상후 작가가 GOSICK을 흑역사 취급..했는지는 모르지만 어쨌건 연재 중단했다가, GOSICK 애니화가 되면서 어른의 사정으로 잘 팔릴 때 얼른 마저 완결을 냈다.. 라고 보는 게 맞는 듯 합니다.
제목과 내용은 전혀 불일치라는 이야기로군요...
"청년을"에 대해서라면 확실합니다.